한미훈련 11일→5일 단축·일부 야외훈련 축소에도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김여정 “훈련 성격 달라지지 않았다”…트럼프-김정은 개인관계는 여전히 긍정 평가
훈련 규모보다 ‘대북 적대정책 전환’ 요구…북미대화 재개의 조건 더 높아졌나
[한국뉴스투데이24=이상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거론하며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한 가운데, 북한은 그 직후 단거리 탄도미사일 약 10발을 발사했다. 훈련 축소와 미사일 발사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미가 대화 재개의 조건을 놓고 여전히 큰 간극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다.
북한은 20일 오후 5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약 10발을 발사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미사일은 각각 약 300㎞를 비행했다. 한국군은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미국·일본과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이번 발사는 한미가 올해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 훈련을 대폭 줄이기로 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초 UFS는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11일간 실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방부에 훈련을 대폭 축소하도록 지시하면서 한미는 훈련을 21일까지 5일간 실시하는 것으로 단축했다. 일부 연합 야외기동훈련도 축소·취소되거나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전환됐다.
트럼프가 보낸 신호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 축소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거론했다.
그는 올해 안에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가능성도 공개적으로 열어뒀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외교 재개 가능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북미대화 재개 문제가 다시 외교·안보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UFS 축소를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립을 넘어 대화 여건을 조성하려는 조치라는 취지로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의 해석은 달랐다.
김여정 “규모 줄여도 성격은 그대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훈련 기간과 규모가 축소돼도 북한이 바라보는 훈련의 성격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은 미국이 이번 조치를 선의의 조치로 제시하더라도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 변화와는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의 규모뿐 아니라 미국의 대북정책 전반을 문제 삼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게까지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김여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실제 접촉이 있었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두 사람의 개인적 관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북한이 트럼프-김정은의 개인적 관계와 미국의 대북정책을 분리해서 접근하고 있을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1일→5일도 부족했다면 무엇을 원하는가
이번 상황에서 중요한 질문은 북한이 훈련을 얼마나 더 줄이라고 요구하느냐만은 아니다.
북한은 훈련 규모의 변화보다 미국이 자신들을 대하는 정책의 성격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의 협상 환경도 과거와 달라졌다.
2018~2019년 트럼프 1기 당시 북미정상외교 이후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했고 러시아와 군사협력도 확대했다.
Reuters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과거보다 협상력이 커졌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북미대화에서도 더 높은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식 입장에는 또 하나의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정책목표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핵무기를 협상 대상으로 되돌리는 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결국 정상 간 개인적 관계가 좋다는 것과 북미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미사일 10여 발이 보여준 간극
북한의 이번 발사가 UFS 축소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북한은 UFS 시작 전에도 무력시위를 했고 핵·미사일 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따라서 하나의 미사일 발사를 특정 정치적 결정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연결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시간적 흐름은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의 UFS 대폭 축소 지시 → 한미의 11일에서 5일로 훈련 단축 → 김여정의 부정적 평가 → 북한의 약 10발 탄도미사일 발사 →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유지가 짧은 기간 안에 이어졌다.
이는 훈련 축소 하나만으로 북한이 곧바로 대화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개인적 관계까지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혔다고 단정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다.
앞으로 관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훈련 축소를 넘어 추가적인 대북정책 변화를 제시할 것인지, 북한이 어떤 조건에서 다시 협상에 응할 것인지다.
훈련 축소는 대화 재개를 위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실제 협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북미가 서로 다른 대화 조건과 출발점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KNT24 DATA CHECK
확인된 사실: UFS는 당초 11일 일정에서 5일로 단축됐고 일부 훈련도 축소됐다. 북한은 20일 평양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약 10발을 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기사에서 단정하지 않은 사항: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UFS 축소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었다는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북한이 실제 협상에서 제시할 구체적인 조건 역시 현재 공개된 사실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