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은 AI 안경의 확산에 따른 기회와 위험을 분석한 ‘AI 안경의 명암과 대응 방안: 혁신은 넓게 위험은 정밀하게’ 를 발간했다. 응답자들은 AI 안경의 편리함을 인정하면서도 우려를 더 크게 느꼈다. 기능별 기대 편익은 5 점 만점에 평균 4.02 점, 위험 인식은 4.20 점이었다.

외국어 실시간 번역 (85.2%)과 길 안내 (82.2%) 등 개인 편의 기능의 기대는 높았지만, 재난 ・ 응급 대응 (68.7%)과 장애인 ・ 고령자 지원 (70.5%) 등 공공 분야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나는 되고 남은 안 되는’ 이중잣대도 뚜렷했다. 촬영 기능을 직접 쓰겠다는 응답은 56.2% 였으나 모르는 사람이 주변에서 촬영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응답은 26.8% 로, 29.3%p 차이가 났다.

대화 녹음 ・ 요약 (21.5%p), 감정 ・ 건강 분석 (13.5%p), 얼굴인식 (11.8%p) 처럼 주변 사람을 기록 ・ 분석하는 기능일수록 격차가 컸고, 응답자 4명 중 1명 (26.2%)은 하나 이상의 기능에서 ‘나는 쓰겠지만 남이 쓰는 것은 허용 못 한다’ 고 답했다. 허용 수준은 장소에 따라 달랐다. 은행 ・ 법정에서는 당사자 동의나 기관의 사전 승인이 있을 때만 허용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시험장 응시자가 쓰는 것은 48.2% 가 ‘원칙적 금지’ 를 택해 12개 상황 중 유일하게 금지가 최다였다.

AI 안경을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92.2% 에 달했지만, 장애 ・ 의료 보조기기는 사전 승인 후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도 82.7% 였다. 응답자가 원하는 것은 ‘쓰지 말라’ 가 아니라 ‘안전하게 쓰게 하라’ 였다. 작동 표시, 얼굴 자동 가림, 자동 삭제, 거부권 등 9개 보호조치는 모든 공간에서 81~88% 가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 ‘전면 금지’ 는 58~73% 로 가장 낮았다.

구매 의향은 걱정의 크기가 아니라 인지 ・ 체험에 따라 갈려, AI 안경을 잘 알거나 체험한 응답자 (76.3%)가 몰랐던 응답자 (24.6%)의 3 배 이상이었다. 응답자의 절반 (48.7%)은 편익과 우려를 함께 느끼는 ‘기대 ・ 우려 공존형’ 이었다. 경기연구원은 AI 안경이 같은 기능이 누군가에게는 ‘눈과 귀’, 다른 누군가에게는 ‘감시 카메라’ 가 되는 이중용도 기술이어서, 쟁점은 ‘어떤 공간에서, 누가, 어떤 기능을’ 쓰느냐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금지가 아닌 조건부 수용’ 을 기본 방향으로, 혁신 측면에서는 시각 ・ 청각장애인 보급 시범과 사용 교육, 개방형 혁신, 소방·재난·시설 점검 분야의 우선 실증과 결과 공개를 제안했다. 위험 측면에서는 공간 민감도를 3 단계로 나누고 촬영 ・ 녹음 ・ 얼굴인식 등 기능 단위로 허용 범위를 달리하는 ‘신호등 규칙’ 을 제안했다. 시험장 등 고위험 공간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보조기기는 사전 승인으로 예외를 두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체계에 착용형 기기 촬영 피해를 추가하며, 보호 기능을 기본값으로 갖춘 기업을 조달 ・ 실증에서 우대하는 방안도 담았다.

이승환 경기연구원 AI 연구실장은 “AI 안경은 누군가에게는 눈과 귀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감시 카메라가 될 수 있다” 며 “‘어디서, 누가, 어떤 기능을’ 쓰는지에 따라 규칙을 달리하면 혁신은 넓히고 위험은 줄일 수 있다” 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사용 관행이 굳어지기 전인 지금이 규칙을 만들 가장 좋은 때” 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