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원주서 강원지역 건설기술인과 소통…고령화·복지·경력제도 개선 화두

협회장, 자신의 보수 장학사업 활용 의사 밝혀…공제회 설립도 장기 비전으로 제시

지역 기술인 “65세 이상 회비 부담 완화·실무경력 평가 확대·지방업체 기술자 기준 현실화” 건의

[강원=한국뉴스투데이24 김인 기자]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15일 강원 원주 인터불고 호텔에서 강원지역 건설기술인들과 만나 기술인 복지와 경력제도 개선, 젊은 기술인 육성 등 협회의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급변하는 건설산업 환경 속에서 현장 기술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권익·복지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강원지역 회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크게 젊은 기술인 육성, 회원 복지 확대, 현장경력의 가치 재평가로 모아졌다.

젊은 기술인 육성에 장학사업…협회장 보수도 재원으로

협회장은 건설기술인 고령화에 대응하고 젊은 기술인의 업계 진입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장학사업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자신의 보수를 장학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후배 기술인 육성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건설업계가 숙련 기술인의 고령화와 젊은 인력 유입 부족이라는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만큼, 장학사업을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차세대 건설기술인 육성의 관점에서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앞으로 장학사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려면 대상과 선발기준, 재원조달 방식 등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제회 설립도 장기 비전으로 제시

회원들의 실질적인 복지를 강화하기 위한 건설기술인 공제회 설립 구상도 제시됐다.

협회장은 공제회가 현실화될 경우 회원의 자산관리와 건강검진 등 생활·복지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는 방향을 설명했다.

다만 이날 제시된 공제회는 구체적인 설립방식이나 금융·복지상품이 확정된 단계라기보다 협회가 장기적으로 추진할 회원복지 비전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자유토론에서도 공제회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공제회가 추진된다면 형식적인 복지제도에 그치지 않고 실제 회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안정성과 실질적인 혜택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격만큼 현장에서 쌓은 경력도 제대로 평가해야”

이날 세미나에서 특히 주목된 의제 가운데 하나는 건설기술인의 경력제도 개선이었다.

협회는 학력이나 자격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수행한 업무와 경력이 보다 적절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경력관리제도를 개선하고, 이 과정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AI 기술을 어떤 평가항목에 적용할지는 이날 확정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건설기술인에게 경력은 단순한 이력의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건설현장에서 어떤 공종에 참여했고, 어떤 업무를 수행했으며, 얼마 동안 경험을 축적했는지는 기술인의 전문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다.

참석자들이 현장경력의 평가 확대를 요구한 것도 자격과 학력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이 기술인의 직업적 가치에 보다 충실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AI보다 중요한 것은 ‘경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AI 활용 구상도 결국 이 문제와 연결된다.

경력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데 AI가 활용될 가능성은 있지만, AI 자체가 기술인의 능력을 자동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현장경력을 어떤 기준으로 인정하고, 서로 다른 공종과 업무의 경험을 얼마나 공정하고 설명 가능한 방식으로 평가할 것인가다.

현장경력 우대제도가 구체화된다면 기존 학력·자격·경력체계와의 관계뿐 아니라 평가기준의 객관성과 투명성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 기술인이 자신의 경력이 왜 그렇게 평가됐는지를 납득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의미다.

젊은 기술인 육성 한편에선 “65세 이상 회비 부담 줄여달라”

자유토론에서는 강원지역 건설기술인들의 현실적인 요구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건설기술인의 고령화 현실을 고려해 65세 이상 회원의 협회비 납입을 유예하거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는 이날 협회가 제시한 젊은 기술인 육성과도 맞닿아 있다.

한쪽에서는 장학사업을 통해 새로운 기술인의 유입과 성장을 지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오랫동안 산업현장을 지켜온 고령 기술인의 경제적 부담과 복지를 함께 살펴달라는 요구가 나온 것이다.

건설기술인 정책이 신규 인력 육성과 기존 숙련기술인 보호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다.

지방 중소업체 “기술자 보유기준도 현실화해야”

강원지역 중소업체가 겪는 기술인력 확보 문제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력 확보가 어려운 지방 중소업체의 현실을 고려해 기술자 보유기준을 현실에 맞게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기술인 평가에서 학력이나 자격증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축적한 수행경력에 보다 적절한 비중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다만 이들 내용은 이날 확정된 협회 정책이 아니라 강원지역 참석자들이 자유토론에서 제시한 건의사항이다.

실제 제도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과 제도, 안전·품질에 미칠 영향, 업계 전반의 인력수급 상황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젊은 기술인과 숙련 기술인을 함께 보는 정책

이번 세미나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하나로 연결하면 건설기술인 정책이 직면한 과제가 보다 선명해진다.

젊은 기술인에게는 건설산업에 진입하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오랫동안 현장을 지켜온 숙련 기술인에게는 축적된 경험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력체계와 안정적인 복지가 필요하다.

지방 중소업체에는 현실적인 기술인력 확보 여건을 고려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결국 유입·성장·경력·복지를 하나의 생애주기로 연결하는 건설기술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장학사업, 공제회, 경력제도 개선이 서로 별개의 사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인이 건설산업에 들어와 경험을 쌓고 장기간 활동하는 과정과 연결돼 있다.

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후속조치

이번 세미나에서는 협회가 향후 추진방향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원지역 기술인들이 회비, 경력평가, 기술자 보유기준, 공제·복지 등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제를 직접 제기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후속조치다.

젊은 기술인을 위한 장학사업은 어떻게 지속 가능한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

공제회 구상은 어떤 법적·제도적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복지혜택으로 연결될 것인가.

현장경력 우대는 기존 학력·자격·경력체계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AI는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65세 이상 회원의 회비 부담과 지방 중소업체의 기술인력 문제는 실제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인가.

세미나의 성과는 이날 나온 제안의 숫자가 아니라, 어떤 의견이 실제 제도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말해줄 것이다.

장학·복지·경력제도 개선이라는 방향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건설기술인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변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협회의 후속조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