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담합뿐 아니라 가격·생산량 등 모든 유형 담합 벌점 반영

시정명령 두 차례도 누적 4점…반복 담합 사업자 관리범위 확대

단 ‘4점=자동 입찰금지’ 아냐…공정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요청 기준 강화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에 대한 공공입찰 제재의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반복담합 이력을 보는 기간은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공정위가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요청하는 벌점 기준은 ‘5점 초과’에서 ‘4점 이상’으로 낮춘다.

입찰담합뿐 아니라 가격·생산량 담합 등 모든 유형의 담합에 따른 제재이력을 벌점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한 변화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입찰에 있어서의 부당한 공동행위 및 입찰참가자격 제한요청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9월 21일부터 10월 12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벌점 4점이 곧바로 공공입찰 금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개정안이 직접 바꾸는 것은 공정위가 관계기관에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요청하는 기준이다. 실제 입찰참가자격 제한과는 법적 절차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5년→10년…담합 이력을 두 배 오래 본다

현행 지침은 최근 5년간 입찰담합으로 받은 벌점 누계가 5점을 초과하는 경우 공정위가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 판단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한다.

한 번 담합으로 제재받은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나 다시 담합한 사업자도 과거 제재이력이 제한요청 판단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공정위는 반복적인 담합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은 공정위가 앞서 발표한 ‘반복담합 근절방안’의 후속조치이기도 하다.

또 벌점에 반영하는 담합의 범위도 넓어진다.

기존 입찰담합 중심에서 벗어나 가격·생산량 등 모든 유형의 담합으로 확대된다.

따라서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하는 기업은 앞으로 입찰 과정에서 발생한 담합뿐 아니라 회사의 다른 사업영역에서 받은 담합 제재도 함께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5점 초과→4점 이상…시정명령 두 차례도 기준 도달

제한요청 벌점 기준은 현행 ‘5점 초과’에서 ‘4점 이상’으로 낮아진다.

공정위의 벌점은 처분 수준에 따라 경고 0.5점, 시정권고 1점, 시정명령 2점, 과징금 2.5점, 고발 3점이다.

현행 기준에서는 담합으로 과징금을 두 차례 부과받아도 누적벌점이 정확히 5점이면 ‘5점 초과’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개정안에서는 담합으로 시정명령을 두 차례 받은 경우에도 2점+2점=4점이 돼 제한요청 기준에 도달할 수 있다.

공정위가 이번 개정으로 반복담합 사업자의 제한요청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4점이면 바로 공공입찰에서 퇴출되나

아니다.

이 부분은 이번 개정안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구분이다.

4점은 공정위가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요청할 수 있는 기준이지, 그 자체가 즉시 모든 공공입찰 참여를 금지하는 처분은 아니다.

따라서 제도 흐름은 단순히:

벌점 4점 → 즉시 입찰금지

가 아니라,

개정된 기간·벌점 요건 충족 → 공정위의 제한요청 판단 → 관계 법령에 따른 후속절차

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공공공사나 조달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이 차이가 중요하다.

입찰참가자격 제한은 사업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제재인 만큼 공정위의 제한요청 기준과 실제 제한처분을 동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

과거 10년 제재도 당장 모두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판단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과거 담합 제재가 개정 즉시 모두 새로운 기준으로 계산되는 것도 아니다.

공정위는 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을 고려해 경과조치를 두기로 했다.

개정 지침 시행 전에 담합으로 벌점을 받은 사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요청에는 2031년 12월 31일까지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

따라서:

‘개정안 시행과 동시에 과거 10년간의 모든 벌점을 새 기준으로 일괄 소급한다’

고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또 현재는 개정안이 확정·시행된 상태가 아니라 10월 12일까지 의견을 받는 행정예고 단계다.

향후 의견수렴과 관련 절차를 거쳐 최종 내용이 확정된다.

건설·조달기업, 입찰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건설·조달업계가 주목할 부분은 세 가지다.

첫째, 담합이력을 보는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길어진다.

둘째, 입찰담합뿐 아니라 다른 유형의 담합 제재이력까지 판단범위가 넓어진다.

셋째, 제한요청 기준이 5점 초과에서 4점 이상으로 낮아진다.

이 세 변화가 함께 적용되면 반복담합 사업자가 공정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요청 기준에 들어갈 가능성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

특히 여러 사업부문을 운영하면서 공공공사나 조달시장에도 참여하는 기업이라면 입찰담합만 관리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회사 전체의 공정거래 컴플라이언스가 공공입찰 리스크와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특정 기업이 새 기준에 따라 제한대상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반복담합을 더 오래 보고, 더 넓은 담합행위를 대상으로, 더 낮은 벌점부터 공공입찰 제한요청과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건설·조달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벌점이 몇 점인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과거 어떤 담합 제재를 언제 받았는지, 어떤 처분과 벌점이 적용됐는지, 경과조치 대상인지까지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실제 제도의 영향은 행정예고를 거쳐 최종안이 확정된 뒤 공정위의 제한요청과 발주기관의 후속조치가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서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