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북평에 1단계 1.2GW·장기 2.4GW AI 데이터센터 추진…GS “2028년부터 단계 준공”

동해안 대규모 발전설비 연결할 송전망 확충 진행 중…발전지역에 초대형 전력수요 배치하는 역발상

전력계통·송전제약 PPA·용수·부지·망 보강까지…‘전기가 많다’만으로 데이터센터 되는 것은 아냐


(한국뉴스투데이24=김 인 기자) 초거대 인공지능(AI)의 경쟁은 알고리즘과 반도체만의 경쟁이 아니다.

수십만개의 GPU를 가동할 데이터센터와 그 시설에 24시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런데 강원 동해안에서는 조금 다른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을 전력이 부족한 수도권에 집중시키는 대신, 대규모 발전설비가 있지만 송전망 제약을 겪어온 발전지역으로 AI 데이터센터를 가져오는 방식이다.

그 중심에 강원 동해시 북평 제2일반산업단지에서 추진되는 GS의 AI 데이터센터가 있다.

GS는 1단계 1.2GW, 이후 1.2GW를 추가해 장기적으로 총 2.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GS는 2028년부터 시설을 단계적으로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GS

2.4GW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 엄청나다.

하지만 이번 사업의 진짜 의미는 규모만이 아니다.

송전망 때문에 발전지역의 전기를 충분히 다른 지역으로 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예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산업을 발전지역 가까이 가져오는 것이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는가.

동해 AI 데이터센터는 그 질문을 현실에서 시험하는 사업이 되고 있다.

발전소는 많은데 왜 전기를 마음대로 못 보내나

강원 동해안에는 대규모 발전설비가 집중돼 있다.

울진의 신한울 원전을 비롯해 강릉안인화력, 동해·북평권 발전설비, 삼척의 대형 화력발전소 등이 동해안 전력계통에 연결돼 있다.

문제는 발전설비만 늘린다고 생산된 전기를 모두 소비지역으로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력은 송전선로와 변전소 등 전력망을 통해 이동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력수급계획은 이미 오래전부터 동해안의 대규모 발전력을 수도권 등으로 보내기 위한 송전망 확충 필요성을 명시해 왔다.

정부 계획에는 동해안~신가평 및 수도권 HVDC가 필요한 이유로 신한울 원전뿐 아니라 북평, 삼척그린, 강릉안인, 삼척 발전설비 등의 계통연계가 제시돼 있다. 전력거래소

즉 동해안 전력 문제를 단순히:

“발전소에서 전기를 많이 만들어 남는다.”

라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대규모 발전설비가 집중돼 있지만 이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기 위한 송전망의 수용능력과 확충 속도가 발전설비 증가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서 송전제약이 발생해 왔다.

는 것이다.

한국전력은 현재도 500kV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와 관련된 동해안변환소의 배후계통 연결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6년 4월에는 한울원전 내 동해안변환소와 한울스위치야드를 연결하는 전력구의 핵심 터널구간을 관통했다. 한국전력

동해안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안정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보내기 위한 전력망 확충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의미다.

송전망이 부족하면 발전소도 마음껏 돌릴 수 없다

송전제약은 발전소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력 생산능력이 있어도 계통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발전량을 제한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서 숫자를 조심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영동권 발전소 가동률이 모두 20~30%대로 떨어졌다고 설명하지만 KNT24가 확인한 공개자료만으로 영동지역 모든 발전소에 동일한 수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삼척블루파워의 경우 회사 측 자료를 인용한 2025년 보도에서 그해 1~5월 발전소 이용률이 9%였고, 6월 이후 상승했음에도 연간 이용률을 16.4% 수준으로 전망한 사례가 있다. 다른 동해안 발전소들은 서로 다른 이용률을 보였다. KW News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특정 시기의 일부 발전소 수치를 영동권 전체의 평균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동해안 발전력을 외부로 보내기 위한 계통 보강이 국가 전력망의 주요 과제로 오랫동안 관리돼 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전기를 보내는 대신 ‘전기 먹는 산업’을 가져오면 어떨까

여기에서 데이터센터가 등장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비한다.

GPU를 비롯한 고성능 연산장비뿐 아니라 서버, 네트워크 장비, 냉각설비와 각종 전력설비가 24시간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력 수요가 수도권에 계속 집중되면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기 위해 다시 대규모 전력망을 확충해야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할 수 있다.

전기를 멀리 보내기 어렵다면 대규모 전력수요를 발전지역으로 가져올 수 없을까.

이것이 동해 AI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나 IT시설 건설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여기서도 오해해서는 안 된다.

발전소 가까이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다고 발전소의 전기가 전용선을 통해 자동으로 데이터센터에 바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전력계통 접속과 공급계약, 송·배전망 용량, 계통운영 규칙과 필요한 설비가 모두 맞아야 한다.

따라서 발전소 옆 = 전력문제 해결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한 동해 2.4GW 프로젝트

현재 영동권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업은 동해 북평 제2일반산업단지의 GS AI 데이터센터다.

강원도와 동해시, GS는 지난 7월 AI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발표된 계획은 약 23만㎡ 규모의 북평 제2일반산업단지 부지를 중심으로 1단계 1.2GW를 구축한 뒤 장기적으로 1.2GW를 추가해 총 2.4GW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연합뉴스

GS 역시 9월 공식 자료에서 2028년부터 동해에 1.2GW 규모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준공하고 이후 1.2GW를 추가해 총 2.4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다시 확인했다. GS

강원도는 지난 9월 29일 사업 예정부지를 현장 점검하고 10월까지 관련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해 2026년 안에 착공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연합뉴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기가와트급 AI 인프라 프로젝트가 동해안에서 현실화되는 셈이다.

‘최대 120조원’과 ‘1단계 15조원’은 다른 숫자

사업규모를 설명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숫자가 투자액이다.

강원도는 전체 2.4GW 프로젝트에서 GPU 등 첨단장비 구축까지 포함하면 최대 120조원이 투입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GS 측도 정부·산업계 행사에서 1단계 1.2GW, 2단계 1.2GW의 전체 프로젝트와 GPU·데이터 등을 포함해 약 120조원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것을:

“GS가 동해에 120조원을 확정 투자했다.”

고 쓰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GS의 9월 정정공시를 토대로 확인되는 보다 구체적인 1단계 1.2GW 인프라 투자계획은 약 15조원 수준이다. 사업주체는 GS AI인프라이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자기자본을 병행하는 자금조달 계획이 제시됐다. AI-DC

따라서 두 숫자는 이렇게 구분해야 한다.

1단계 1.2GW 인프라 투자계획 약 15조원

장기 2.4GW 전체 프로젝트와 GPU 등 첨단장비를 포함할 경우 최대 120조원 규모로 제시

계획과 확정투자, 인프라와 GPU 장비를 섞으면 사업규모가 실제보다 과장될 수 있다.

하지만 2.4GW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여기서 이 사업의 가장 큰 역설이 나타난다.

동해 AI 데이터센터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동해안이 발전지역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데이터센터 사업 자체도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공급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다.

2.4GW는 발전소가 주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 확보되는 전력이 아니다.

강원도는 동해변전소와 북평변전소 등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전체 2.4GW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계통접속, 송·배전망 보강, 비용분담과 전력공급 제도가 함께 해결돼야 한다. search.newspim.com

따라서 현재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면:

동해는 대규모 발전설비가 존재한다는 입지적 장점이 있지만, 2.4GW 전체 전력공급이 이미 완전히 확보된 상태는 아니다.

이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1단계 전력계통영향평가 통과…그러나 ‘전체 전력 확보’와는 다르다

사업은 중요한 관문 하나를 넘어섰다.

동해 AI 데이터센터 1단계 사업은 대규모 전력사용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전력계통영향평가 심의 절차를 통과했다. 초기 전력은 북평변전소 등을 활용해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사업 추진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진전이다.

하지만 이 역시:

“2.4GW 전체 전력공급이 확정됐다.”

는 뜻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1단계 사업의 계통영향 검토가 진전됐다는 것과 장기적으로 계획한 총 2.4GW의 전력을 모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이 완성됐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사업이 단계적으로 커질수록 필요한 전력 역시 커진다.

따라서 앞으로 추가되는 데이터센터의 규모와 시점에 맞춰 변전설비와 송·배전망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지, 실제 전력공급 계약을 어떤 구조로 설계할 것인지가 사업의 중요한 관문으로 남는다.

‘송전제약 PPA’가 주목받는 이유

여기에서 주목되는 제도가 송전제약 PPA다.

PPA(Power Purchase Agreement)는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등이 전력을 거래하는 전력구매계약을 말한다.

송전제약 PPA의 핵심 아이디어는 발전지역에서 송전망 제약 때문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발전력을 인근의 대규모 전력수요와 연결하는 데 있다.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기를 모두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수도권으로 보내는 대신, 데이터센터 같은 대규모 수요시설이 발전지역에서 전력을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구조가 실제로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동해안의 송전제약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 단순한 공식으로 볼 수는 없다.

발전소와 데이터센터가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발전소의 전기를 특정 데이터센터가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계통운영과 전력거래 제도, 계약구조, 망 이용조건과 정산방식 등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따라서 동해 프로젝트의 의미는:

“남는 전기를 AI가 바로 가져다 쓴다.”

가 아니라,

“송전제약을 받는 발전지역에 대규모 전력수요를 배치하는 새로운 전력 생산·소비 모델을 실제 사업으로 시험한다.”

는 데 더 가깝다.

데이터센터는 전기만 있다고 지을 수 없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의 입지를 결정하는 조건은 전력 하나만이 아니다.

막대한 연산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인프라와 용수, 안정적인 통신망, 충분한 부지, 재해 위험, 건축·환경 인허가, 장비 공급망 등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특히 기가와트급 시설에서는 전력공급의 ‘양’뿐 아니라 품질과 안정성이 중요하다.

AI 서버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순간적인 전력품질 문제나 공급중단도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발전소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지역을 곧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데이터센터 입지”

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동해가 가진 발전지역이라는 장점이 실제 경쟁력이 되려면 전력·계통·냉각·통신·부지·인허가를 하나의 산업 인프라로 묶어낼 수 있어야 한다.

삼척도 가능성은 있지만 동해와 같은 단계는 아니다

인접한 삼척 역시 주목받고 있다.

삼척에는 대규모 발전시설과 산업용 부지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전력다소비 산업을 유치해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방안이 논의돼 왔다.

그러나 현재 확인되는 사업의 구체성은 동해와 다르다.

동해에는 GS가 추진하는 사업주체·부지·단계별 용량·투자계획·착공목표가 구체화된 2.4GW 프로젝트가 있다.

반면 삼척은 발전·산업 인프라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유치 가능성과 관련 사업 논의가 진행되는 단계다.

특히 당초 제기된:

“삼척은 1GW급 데이터센터가 지금 당장 들어와도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는 표현은 KNT24가 확인한 공식자료만으로 확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동해 프로젝트가 실제로 전력계통과 사업성 문제를 해결하며 진행된다면 삼척을 포함한 강원 영동권 전체가 발전지역 연계형 데이터산업 입지로 확장될 가능성은 향후 살펴볼 가치가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발전소 가동률이 바로 올라갈까

이 역시 단순하게 연결해서는 안 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지역에 들어오면 새로운 전력수요가 생긴다.

따라서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구조가 제대로 만들어질 경우 송전제약 완화와 발전설비 활용도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면 인근 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이 즉시 올라간다.”

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전력계통에서는 발전기의 실제 가동이 발전원별 비용과 시장운영, 계통제약, 정비상황, 전력수요와 전력거래 규칙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전력산업의 탄소감축 정책과 재생에너지 확대, 발전원 구성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AI 데이터센터와 동해안 발전소의 관계는 특정 발전소의 가동률을 보장하는 관계라기보다 발전지역에 새로운 대규모 전력수요를 만들어 전력 생산과 소비의 공간적 불균형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지역경제 효과도 ‘120조 투자’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강원도와 동해시가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전력문제만이 아니다.

대규모 투자가 지역경제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건설단계에서는 토목·건축·전기·통신·기계설비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이 발생할 수 있다.

시설이 가동되면 데이터센터 운영과 유지보수, 보안, 전력·냉각설비 관리 등의 인력이 필요하다.

관련 AI·클라우드 기업이나 연구시설이 주변에 추가로 들어온다면 산업집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투자액=지역경제 효과’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비에는 고가의 GPU와 서버, 전력·냉각장비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GPU 구입비가 수십조원이라고 해서 그 금액이 그대로 지역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또 데이터센터는 건설단계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있지만, 완공 뒤 운영단계의 상시고용은 투자금액에 비례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지역경제 효과를 판단하려면 앞으로 적어도 다음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지역 내 건설투자 규모, 상시고용 인원, 지방세수, 지역기업 참여율, 전력·용수 인프라 비용, 관련 기업 추가 유치 규모.

이 숫자가 나와야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동해 지역경제의 체질을 얼마나 바꾸는지 평가할 수 있다.

수도권 집중을 바꾸는 실험이 될 수 있을까

이번 사업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오랫동안 수도권에 집중돼 왔다.

고객과 통신망, 전문인력, 기업 본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의 규모가 커지면서 전력 확보 자체가 입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도 전력계통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센터의 비수도권 분산을 추진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동해 프로젝트가 실제 사업으로 완성된다면 단순히 강원도에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발전시설이 집중된 비수도권 지역에 AI 산업의 대규모 전력수요를 배치하는 새로운 산업입지 모델이 현실에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력이 많다는 것과 AI 기업이 실제로 그곳을 선택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시설을 건설해도 장기간 시설을 사용할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성은 떨어진다.

따라서 향후에는 전력확보 못지않게 글로벌 클라우드·AI 기업과 실제 장기 이용계약을 얼마나 확보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남는 전기’가 아니라 ‘막혀 있던 전력의 새로운 수요처’

그래서 이번 사업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표현도 조금 바뀔 필요가 있다.

“남는 전기를 AI가 쓴다.”

는 표현은 직관적이지만 전력계통의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발전소의 전기는 창고에 쌓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가져가는 상품이 아니다.

전기는 생산과 소비가 실시간으로 균형을 이뤄야 하고, 이를 연결하는 송전망에도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동해안 문제의 핵심도 단순히 전기가 ‘남는다’는 것이 아니라 발전설비가 집중된 지역과 대규모 소비지역 사이의 전력망 제약에 있다.

따라서 동해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던지는 질문은 이렇다.

전력을 계속 멀리 보내기 위해 송전망만 확충할 것인가.

아니면 전기를 많이 쓰는 첨단산업의 일부를 발전지역으로 가져올 것인가.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전국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필요한 송전망 확충은 계속돼야 한다.

동시에 발전지역에 적절한 전력수요를 배치해 생산과 소비의 공간적 불균형을 줄이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동해의 2.4GW AI 데이터센터는 바로 이 두 번째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성공하면 ‘동해 모델’이 될 수 있다…아직은 실험 단계

동해가 가진 조건은 분명하다.

대규모 발전설비가 인접해 있고 산업단지 부지가 있으며, 강원도와 동해시가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단계 사업은 전력계통영향평가 등 제도적 절차에서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해결해야 할 문제도 분명하다.

2.4GW 전체 전력공급, 계통보강, 송전제약 PPA 등 전력거래 구조, 냉각과 용수, 실제 고객 확보, 막대한 투자금 조달, 지역경제에 남는 실질적 효과.

이 가운데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발전지역+AI 데이터센터라는 구상은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이 문제들을 해결한다면 의미는 커진다.

동해뿐 아니라 발전설비는 있지만 송전망 제약이나 지역산업 쇠퇴를 겪는 다른 지역에도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비로소 **‘동해 모델’**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전력망의 약점이 AI 산업의 기회로 바뀔 수 있을까

동해안은 오랫동안 전력을 생산해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발전설비 증가와 송전망 확충 사이의 불균형은 오히려 지역의 제약이 되기도 했다.

AI 시대는 이 오래된 문제에 전혀 다른 수요를 가져왔다.

전기를 엄청나게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다.

그 수요를 발전지역과 제대로 연결할 수 있다면 송전망의 병목이 새로운 산업입지를 만드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가능성이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온다는 발표만으로 전력망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고, 120조원이 지역에 투자된 것도 아니며, 발전소의 가동률이 올라간 것도 아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발표보다 실행이다.

실제로 몇 MW가 언제 공급되는가.

2.4GW까지 어떤 전력망을 구축하는가.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가.

어떤 AI·클라우드 기업이 실제 고객으로 들어오는가.

그리고 막대한 투자 가운데 얼마가 지역의 일자리와 세수, 산업으로 남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쌓여야 동해 AI 데이터센터의 진짜 가치도 판단할 수 있다.

초거대 AI 시대에 전력은 더 이상 데이터센터 뒤편의 기반시설만이 아니다.

AI 산업의 입지를 결정하는 핵심 자원이 되고 있다.

동해에서 시작된 2.4GW 프로젝트는 그래서 단순한 데이터센터 건설사업 이상의 질문을 던진다.

송전망에 막혀 있던 발전지역의 전력이 AI 시대의 새로운 산업자산으로 바뀔 수 있을까.

동해안에서 지금 시작되는 것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2.4GW 규모의 실험이다.


KNT24 후속 확인

이 사업은 착공 발표만으로 평가를 끝낼 수 없다. KNT24가 이후 확인해야 할 핵심 지표는 다음과 같다.

전력 — 1단계 실제 공급용량·공급시점과 2.4GW 확대계획
계통 — 변전소·송배전망 보강계획과 비용부담
계약 — 송전제약 PPA 등 실제 전력거래 방식
고객 — 글로벌 AI·클라우드 기업의 실제 입주·장기계약
투자 — 1단계 약 15조원과 장기 최대 120조원 계획의 실제 집행액
지역경제 — 상시고용·지방세·지역업체 참여·관련기업 유치
확장성 — 삼척 등 영동권으로 같은 모델을 확대할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