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MDL 인접지역 수색로 개척 중 두 차례 폭발…2명 중상·1명 경상

현장 증거품 국과수 감정…군·유엔사 DMZ 진입해 현장조사 준비

조사시점 놓고 정치권 공방…국방위 여당은 전선에서, 야당은 국회에서 검증


(한국뉴스투데이24=이상록 기자)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장병 3명을 다치게 한 폭발물은 북한군이 설치한 지뢰였을까.

사고 발생 엿새가 지났지만 아직 답은 나오지 않았다.

사고가 북한군의 지뢰매설이 의심되는 지역을 확인하기 위한 작전 과정에서 발생한 것은 확인됐다. 그러나 여기에는 반드시 구분해야 할 사실이 있다.

‘북한군 지뢰매설 의심지역을 확인하러 가던 중 폭발했다’는 것과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사실이다.

군은 사고현장에서 확보한 증거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고,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DMZ에 인력을 투입해 본격적인 현장조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군은 북한군이 최근 매설한 지뢰인지, 북한에서 유실된 지뢰인지, 기존에 존재하던 다른 지뢰인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10시50분 첫 폭발…구조 과정서 두 번째 폭발

사고는 21일 오전 10시50분께 육군 25사단 관할 경기 파주 서부전선 DMZ의 군사분계선(MDL) 인접지역에서 발생했다.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은 두 차례 발생했다. 사고로 수색대대장 등 2명이 중상을 입고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작전 참가 장병들의 초기 진술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로 부사관이 다쳤고, 수색대대장이 부상자를 구조하기 위해 접근하는 과정에서 두 번째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합참은 초기 단계에서 이 같은 진술의 정확한 내용은 사고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KNT24도 두 차례 폭발 사실과 구체적인 사고경위는 구분해 본다. 연합뉴스

왜 그곳에서 수색로를 만들고 있었나

당시 우리 군이 수행하던 임무는 이번 사고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다.

장병들은 북한군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에 대한 유엔사 현장조사를 앞두고, 조사인력이 해당 지역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DMZ 수색로를 개척하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연합뉴스

합참에 따르면 실제 폭발지점은 북한군 지뢰매설 의심지역에서 수십m 떨어져 있었다. 주변에는 하천도 있어 지뢰가 물에 의해 유실됐을 가능성 등을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지점이 북한군 지뢰매설 의심지역과 가깝다는 사실은 중요한 조사단서다.

그러나 거리상 가깝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군이 최근 매설한 지뢰였다는 증거는 아니다.

증거품은 국과수로…무엇이 폭발했는지가 먼저다

군은 사고현장에서 확보한 증거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다.

합참은 이를 통해 북한군 지뢰인지 아군 지뢰인지 등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따라서 이번 사고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정치적 책임공방보다 실제로 무엇이 폭발했는가다.

폭발물의 종류가 확인돼야 사고좌표와 기존 지뢰 관련 자료, 북한군의 최근 활동지역, 주변 지형과 하천, 유실 가능성 등을 함께 대조하면서 출처를 좁혀갈 수 있다.

군은 국과수 정밀감정을 진행하면서 현장조사도 준비하고 있다. 24일 군은 국과수의 1차 감정결과가 다음 주께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군·유엔사 DMZ 진입…26일 활동은 ‘현장조사 준비’

사고 이후에는 현장조사 시기를 둘러싼 논란도 커졌다.

군과 유엔사는 26일 DMZ에 인력을 투입해 현장조사를 위한 기동로 확보와 작전환경 조사를 실시했다.

중요한 것은 이날 활동을 사고현장에 대한 본격적인 감식이 이미 완료된 것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군은 MDL과 가까운 위험지역인 만큼 조사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해왔다.

진영승 합참의장도 25일 25사단을 방문해 합동 현장조사 준비상황을 점검하면서 지휘통제·통신·예행연습과 안전대책을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

반면 현장조사가 늦어질 경우 비와 시간 경과 등으로 사고현장의 증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군은 이에 대해 사고지역 자체가 추가 지뢰 위험이 있는 MDL 근접지역인 만큼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한동훈 “신속 조사” 김병주 “안전 확보”…설전도 격화

현장조사 시기를 둘러싼 논쟁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사이의 설전으로도 번졌다.

한 의원은 현장조사가 늦어지면 증거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신속한 조사를 요구했다. 유엔사가 사고 이후 신속한 조사를 요구했지만 우리 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제기했다.

이 부분은 현재 한 의원이 제기한 주장으로 구분해야 한다. 군과 유엔사의 관련 협의자료까지 확인돼 독립적으로 확정된 사실로 KNT24가 단정하지 않는다.

반면 육군 대장 출신인 김 의원은 추가 지뢰가 있을 수 있는 지역에 조사인력을 투입하려면 안전한 접근로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양측의 표현은 거칠어졌지만 이번 기사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인의 언어 자체가 아니다.

한쪽은 증거보전을 위한 신속성, 다른 한쪽은 조사인력의 안전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 조사과정이 적절했는지는 정치적 주장보다 사고 이후 군·유엔사의 협의내용과 조사 준비과정, 증거보존 상황을 확인해 판단해야 한다.

국방위 여당은 전선에서, 야당은 국회에서…검증 방식도 갈렸다

정치권의 공방은 이제 어디에서 사고 대응을 검증할 것인가로 확대됐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8일 DMZ 사고 관련 현장점검을 계획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민주당 측은 현장을 방문해 사고부대와 지휘관·장병들의 설명을 듣고 조사 진행상황 등을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현장 방문보다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전후 대응과 조사과정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압축하면:

국방위 여당은 전선에서, 야당은 국회에서.

검증방식이 갈린 셈이다.

그러나 어느 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KNT24가 판단할 필요는 없다.

현장점검은 사고부대의 작전환경과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직접 확인하는 성격이 있고, 국회 현안질의는 군 지휘부를 상대로 의사결정 과정과 조사 지연 논란 등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성격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방식에서 어떤 새로운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는가다.

27일 민주당은 조사 준비기간을 사고 은폐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면서 국민의힘의 문제제기를 비판했다. 김병주 의원은 한동훈 의원이 조사일정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역시 현재 정치권의 주장으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고발까지 이어졌지만 원인규명과는 별개

27일에는 이번 사고 대응과 관련해 대통령과 군 지휘부,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한 고발도 잇따랐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는 고발인들이 제기한 혐의다.

고발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은 범죄혐의가 확인됐다는 의미가 아니며, 실제 폭발물의 종류와 출처를 규명하는 조사와도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KNT24는 구체적인 고발 혐의를 이번 기사의 중심으로 다루지 않는다.

정치권의 주장 가운데 무엇이 맞았는지도 결국 자료가 가린다

사고 이후 여러 질문이 제기됐다.

왜 사고가 발생했는가.

현장조사는 더 빨리 할 수 없었는가.

조사인력의 안전 확보에는 어느 정도 준비가 필요했는가.

유엔사와 우리 군 사이에서는 사고 직후 어떤 협의가 오갔는가.

정치권의 현장점검과 국회 현안질의에서 이 문제들이 다뤄질 수 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여전히 하나다.

그날 DMZ에서 실제로 무엇이 폭발했는가.

현재 공개된 조사결과만으로는 북한군이 최근 매설한 지뢰인지, 북한에서 유실된 지뢰인지, 기존에 존재하던 다른 지뢰인지 확정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북한군의 지뢰매설 의심지역을 확인하기 위한 작전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북한군이 최근 매설한 지뢰가 폭발했다고 결론 내려서는 안 된다.

반대로 북한 지뢰 가능성을 미리 배제할 근거도 현재로서는 없다.

결국 정치권의 주장보다 폭발물 증거품과 사고현장이 답을 내놓아야 한다.


KNT24 확인 대기

이번 사고의 결론을 바꿀 수 있는 핵심 확인사항은 네 가지다.

① 국과수 감정
실제로 폭발한 것은 어떤 종류의 지뢰 또는 폭발물인가.

② 군·유엔사 현장조사
폭발지점과 잔해, 주변 지뢰·지형 흔적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③ 군·유엔사 협의자료
사고 직후 현장조사 시기와 안전대책을 놓고 실제 어떤 협의가 진행됐는가.

④ 기존 군 자료
사고지역에는 과거 어떤 지뢰와 위험정보가 기록돼 있었는가.

이 네 가지가 확인되면 폭발물의 출처뿐 아니라 현장조사 지연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 주장 가운데 무엇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는지도 한층 명확해질 수 있다.

여당 국방위원들은 전선으로 향하고, 야당 국방위원들은 국회에서 따져 묻겠다고 한다.

그러나 군과 유엔사, 국과수가 먼저 밝혀야 할 것은 정치적 승패가 아니다.

장병 3명을 다치게 한 폭발물이 무엇이었고, 언제 어떤 경위로 그곳에 있게 됐는지 증거로 밝혀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