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가장 비싼 자원은 정보가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는가.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화면부터 확인한다. 밤사이 쌓인 뉴스 알림, 메신저, 유튜브 추천 영상, 생성형 AI가 정리해 준 요약까지 우리는 하루를 정보와 함께 시작한다.
정보는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많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더 이상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가 아니다.
무엇을 보지 않을 것인가.
무엇에 시간을 쓰고, 무엇에 관심을 두며, 무엇을 믿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 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스마트폰 사용 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AI가 일상이 된 지금, 사회 전체가 맞이한 새로운 환경이다.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은 오래전 이렇게 말했다.
"A wealth of information creates a poverty of attention."
"풍부한 정보는 주의의 빈곤을 만든다."
그는 인터넷도, 생성형 AI도 없던 시대에 이미 오늘의 문제를 통찰했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진짜 부족해지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사람의 주의(attention) 라는 사실이다.
오늘 우리는 그 예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AI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회의를 정리하며,
방대한 자료를 몇 초 만에 요약한다.
정보를 얻는 비용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우리의 관심은 더 치열한 경쟁 속으로 들어갔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선택하며,
무엇을 외면할 것인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물론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AI가 정보의 홍수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실제로 AI는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필요한 자료를 빠르게 찾아주며 우리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반대로 AI를 지나치게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AI가 인간의 사고를 대신하고 결국 사람의 역할을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다.
그러나 두 주장 모두 중요한 사실 하나를 놓치기 쉽다.
AI는 정보를 줄여준다.
그러나 선택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기술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옳은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까지 대신 결정해 주지는 않는다.
정보는 넘치는데,
판단은 부족하다.
이것이 AI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역설이다.
이 질문은 언론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좋은 언론은 많은 기사를 생산하는 곳일까.
빠르게 속보를 전하는 곳일까.
아니면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을 독자에게 건네는 곳일까.
AI 시대의 언론 경쟁은 기사의 양이 아니라,
독자의 주의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일에 있다.
정보를 더 많이 모으는 것보다,
무엇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언론의 역할은 관심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주의를 가치 있는 곳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생성형 AI는 이미 전 세계 수억 명이 사용하는 일상의 도구가 되었고, 많은 기업과 기관이 업무 전반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있다.
사람의 판단력이다.
정보는 기계가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맥락(Context·맥락),
의미(Meaning·의미),
가치(Value·가치)는
여전히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 것인지는 인간의 책임으로 남는다.
그래서 AI 시대의 경쟁력은 더 이상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얻느냐가 아니다.
어떤 정보를 신뢰할 것인지.
무엇을 의심할 것인지.
무엇을 끝까지 읽을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과감히 외면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능력이다.
결국 미래를 바꾸는 것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얻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에 자신의 주의를 남겼는가일지도 모른다.
「시대의 창」은 사실을 바탕으로 시대를 설명하고, 질문을 통해 독자의 사고를 확장하는 오피니언입니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더 나은 질문을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오늘의 질문
AI는 앞으로도 더 많은 정보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더 많이 볼 것인가.
아니면,
무엇을 보지 않기로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