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보증·자금공급 대폭 확대…2027년 보증 33조원 집중
캠코 정상화펀드 3조원·신디케이트론 5조원으로 확충
공사비·금리·사업성 회복 여부가 실제 착공 전환의 관건


정부가 주택공급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지원 규모를 26조3천억원에서 47조8천억원+α로 대폭 확대한다.

정부가 단순히 신규 주택부지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조달 문제로 착공하지 못하거나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 실제 건설공사를 다시 움직이게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정상 PF 사업장에 대한 보증공급을 확대하고 부실 사업장의 정상화를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촉진 금융지원 규모는 기존 26조3천억원에서 47조8천억원+α로 늘어난다.

내년 PF 보증 33조원 집중 공급

정부는 정상적인 PF 사업장에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향후 3년간 공적 PF 보증규모를 연평균 28조7천억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직전 3개년 평균 13조1천억원의 약 2.2배에 해당한다.

연도별로 보면 올해 23조원을 공급하고, 착공 예정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에는 33조원을 집중 공급한다. 2028년에도 30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가 PF 금융을 주택공급 대책의 핵심 수단으로 꺼내 든 것은 최근 주택사업 현장에서 토지 확보나 인허가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됐더라도 금융조달에 실패하면서 본PF 전환이나 착공 단계까지 가지 못하는 사업장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한 것도 주택 착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사비 부족 사업장 금융지원도 확대

건설현장의 공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건축공사비 플러스 PF보증’ 규모는 5조원까지 확대​한다.

PF 보증수수료 30% 인하 조치도 2027년 말까지 연장한다. 보증 승인 이후 조기에 착공하는 사업장에는 보증수수료를 추가로 10% 인하해 착공을 유도하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주거사업장 보증비율 역시 내년 말까지 기존 90~95%에서 100%로 한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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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T24 자체 촬영 아파트·주택 건설현장 사진

사진 캡션

정부가 부동산 PF 보증과 자금공급을 대폭 확대하면서 자금난으로 착공이 지연되거나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현장의 정상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주택 건설현장 모습. /사진=한국뉴스투데이24

※ 특정 현장을 촬영한 사진일 경우
‘사진은 국내 주택 건설현장 모습’ 대신 실제 현장명·지역·촬영시점을 표기한다.


공사 멈춘 PF 사업장에도 정상화 자금 투입

정상 사업장뿐 아니라 자금난 등으로 사업이 중단되거나 부실화된 PF 사업장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캠코 PF 정상화 지원펀드를 3조원 이상으로 확충하고 은행·보험업권의 PF 신디케이트론은 5조원 규모로 확대한다.

금융업권별 자체 PF 정상화펀드도 기존 7조3천억원에서 10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캠코 정상화펀드를 통해 1만8천호 이상,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2만호 이상의 주택공급이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 정상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새 사업장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이미 토지와 인허가 등 상당한 비용이 투입됐지만 자금난으로 멈춰 있는 사업장을 다시 가동해 주택공급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주거 PF 자기자본비율 규제도 2년 늦춘다

건설·시행업계의 부담으로 지적됐던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도입 시기도 조정된다.

정부는 당초 2027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던 주거사업장의 PF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2029년으로 2년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비주거 사업장 등에 대한 기존 건전성 관리기조는 유지한다.

정부가 주거사업장에 한해 규제 시행시기를 늦춘 것은 주택공급이 위축된 상황에서 시행사와 건설사의 초기 자기자본 부담까지 높아질 경우 신규 주택사업 추진 자체가 더 위축될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47.8조원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착공’

이번 대책에서 건설업계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정부가 얼마의 금융지원 규모를 발표했느냐보다 지원 자금이 실제 사업장에 얼마나 신속하게 투입돼 착공으로 이어지느냐다.

PF 사업은 보증이나 대출이 가능해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착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토지가격과 금융비용, 공사비, 예상 분양가격과 분양률 등 사업 전반의 수익성이 확보돼야 금융기관의 자금공급과 시공사의 사업 참여가 가능하다.

특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는 금융지원 확대만으로 사업성이 떨어진 모든 PF 현장을 정상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반면 토지 확보와 인허가가 상당 부분 완료됐고 사업성도 있지만 일시적인 자금경색 때문에 본PF 전환이나 착공이 지연된 사업장에는 이번 대책이 직접적인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원회 역시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보증공급 확대와 대규모 펀드를 통한 자금지원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고 미흡할 경우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견·중소 건설사까지 돈줄 열릴지가 관건

건설업계에서는 앞으로 확대된 PF 금융이 어떤 사업장에 우선 공급될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형 건설사나 우량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금융조달 여건이 나은 반면 중견·중소 건설사나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일부 사업장은 금융 접근성이 여전히 제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대책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전체 PF 보증 승인액뿐 아니라 신규 착공 전환 사업장 수, 공사중단 사업장의 재개 실적, 중견·중소 건설사의 금융지원 실적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47조8천억원+α 규모의 금융지원 카드를 꺼내면서 주택공급 정책의 무게중심도 ‘공급계획 발표’에서 ‘실제 착공’​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 PF 자금 공급이 정상화되고 멈춰 있던 건설현장이 다시 움직일 경우 주택공급 확대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금융지원 확대에도 사업성 부족과 공사비 부담을 넘지 못한다면 공급계획과 실제 착공 사이의 간극은 계속될 수 있다.

결국 이번 47조8천억원+α의 성패는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이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