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하남지역 음식점업에서 새로 문을 연 점포보다 폐업한 점포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사·감일·위례 등 신도시 조성과 인구 증가로 도시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골목상권의 지속가능성에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공개한 ‘2026년 2월 경기도 음식점업 소상공인 개·폐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달 하남시 음식점업 점포는 4천71곳으로 집계됐다. 신규 개업은 63곳, 폐업은 114곳으로 폐업이 개업보다 51곳 많았다.
개업률은 1.55%, 폐업률은 2.80%였으며, 폐업 건수는 개업 건수의 약 1.81배에 달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2025년 2월에는 하남지역 음식점 41곳이 문을 열고 36곳이 폐업해 개업이 폐업보다 5곳 많았다. 그러나 2026년 2월에는 개업도 늘었지만 폐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흐름이 역전됐다.
이는 단순히 창업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신규 점포가 계속 들어오는 가운데 기존 점포가 더 빠르게 빠져나가는 구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남 음식점업의 높은 교체 현상은 전년도에도 확인됐다. 2025년 1분기 하남시 음식점업 개업률은 4.34%, 폐업률은 5.82%로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두 지표 모두 가장 높았다. 여기에 2026년 2월에도 폐업 우위가 나타나면서 상권 교체율이 높고 기존 점포의 생존 부담이 커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수치는 2026년 2월 한 달 동안 하남시 음식점업을 집계한 자료다. 이를 하남시 전체 자영업종의 연간 폐업 현황이나 모든 골목상권의 상황으로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음식점업은 주민 소비와 유동인구, 상권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하는 생활밀착 업종이라는 점에서 지역경제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하나의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
지역 자영업계에서는 식자재비와 인건비, 임대료, 관리비를 비롯해 배달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 등이 주요 경영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신도시 상권의 경우 신규 입점이 활발한 반면 비슷한 업종이 한꺼번에 몰리면 한정된 소비 수요를 둘러싼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전국적으로도 자영업자의 폐업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신규 사업자는 116만8천273명으로 전년보다 4.1% 감소해 5년 연속 줄었다. 같은 해 폐업자는 97만5천681명으로, 신규 사업자 100명당 약 83.5명이 폐업한 셈이다. 폐업자의 50.4%는 폐업 사유로 ‘사업 부진’을 신고했다.
특히 음식업은 2025년 신규 사업자가 13만114명으로 전년보다 13.6% 감소한 반면, 폐업자는 14만2천557명에 달했다. 폐업이 신규 창업보다 1만2천443명 많았다.
5년 이상 영업하다 폐업한 음식점도 4만1천659곳으로 관련 통계가 확인되는 기간 중 가장 많았다. 자영업의 생존 부담이 신규 점포뿐 아니라 오랫동안 영업해 온 기존 점포로도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남의 월간 음식점업 통계와 전국 연간 사업자 통계는 집계 대상과 기간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두 통계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자영업 현장에서 폐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방향의 신호를 보여준다.
업종마다 위험 요인도 다르다. 음식점과 카페는 재료비·인건비·배달비 등의 영향을 받고, 소매점은 온라인 쇼핑과 대형 유통시설과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 미용실과 세탁소 등 생활서비스업은 단골 고객과 인건비 변화에 민감하다.
학원과 공부방은 생활권별 학령인구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공인중개업과 인테리어업은 부동산 거래량과 지역 개발 일정에 따라 영업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
지역 자영업 지원도 업종과 생활권의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하남시의 생활권·업종별 개·폐업 현황과 점포 생존기간, 공실률 및 임대료 변화를 지속해서 조사하고 공개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영위기 점포에는 비용 절감과 판로 확대, 채무조정, 재취업 및 업종전환 등을 연계한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도시 외형의 성장만으로 지역경제의 건강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새 상가가 늘어나더라도 기존 점포가 오래 버티지 못한다면 상권의 지속가능성은 약해질 수 있다.
2026년 2월 개업 63곳, 폐업 114곳이라는 수치는 하남 골목경제의 체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한국뉴스투데이24 | 이화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