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는 캄차카반도 인근 M6.9…일본 기상청, 지시마열도 M9.9로 과대추정

700㎞ 밖 관측자료 배제 기능 작동 안 해…16일 밤 긴급복구, 근본원인은 계속 조사

도코모는 일부 이용자에게 경보 전달 실패…일본 거주 한국인은 “먼저 몸 보호, 확인은 그다음”

[한국뉴스투데이24=이화식 기자]

일본에서 생활하다 보면 익숙해지기 어려운 소리가 있다.

휴대전화와 방송에서 갑자기 울리는 긴급지진속보다.

경보가 울리면 열차가 감속하거나 정지할 수 있고, 놀이시설이나 사업장에서는 운영을 멈추거나 즉각적인 안전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학교와 직장에서도 머리를 보호하고 안전한 장소를 확보하는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 일본에서 지난 16일 점심시간, 이례적인 숫자가 긴급지진속보에 등장했다.

마그니튜드 9.9.

일본 기상청(JMA)은 이날 낮 12시40분께 지시마열도, 즉 쿠릴열도 부근에서 M9.9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계산하고 홋카이도에서 중부지방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긴급지진속보를 발령했다. 일본 기상청 기록에도 당시 추정값은 지시마열도, 깊이 140㎞, M9.9로 남아 있다. 일본 기상청

그러나 약 8분 뒤 경보는 취소됐다.

실제로 발생한 것은 캄차카반도 부근 M6.9 지진이었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하코다테에서 최대 진도 1이 관측됐고, 진도 2 이상의 흔들림은 확인되지 않았다. TBS NEWS DIG

일본에서 사는 사람에게 문제는 단순히 숫자 하나가 틀렸다는 데 있지 않다.

다음에 진짜 긴급지진속보가 울렸을 때 사람들이 망설이지 않고 몸을 보호할 수 있느냐.

이번 사건이 남긴 가장 큰 질문이다.


긴급지진속보는 ‘뉴스’가 아니라 행동신호다

긴급지진속보는 지진이 난 뒤 상황을 설명하는 보도가 아니다.

관측된 초기 지진파를 토대로 강한 흔들림이 도착하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경보를 보내 몇 초라도 먼저 몸을 보호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경보가 울린 뒤:

“정말 지진이 맞나.”

“이번에도 틀린 것 아닐까.”

하고 확인하는 몇 초가 실제 대형지진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 때문에 재난경보의 성패는 단순한 계산 정확도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사람이 경보를 믿고 즉시 행동할 수 있을 만큼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시스템의 일부다.


왜 M6.9가 M9.9가 됐나

처음에는 단순히 “진원을 잘못 계산했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은 16일 밤 제3보에서 보다 직접적인 오류 원인을 공개했다.

첫 번째 오류 — 실제 진원을 잘못 추정했다

실제 지진은 캄차카반도 부근에서 발생했지만 긴급지진속보 처리 과정에서는 지시마열도 쪽에 진원이 잡혔다.

일본 기상청 시스템 기록을 보면 초기에는 M6.2, M6.7, M6.5 등의 값이 계산됐지만 처리 과정에서 진원과 규모 추정이 계속 달라졌고, 결국 제17보와 제19보에서 M9.9를 사용한 경보가 발령됐다. JMA 데이터

두 번째 오류 — ‘700㎞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새 사실이다.

일본 기상청은 원래 추정 진원에서 700㎞ 이상 떨어진 관측점의 자료는 규모 계산에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운영해 왔다.

거리가 너무 멀면 지진 규모 계산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안전장치는 2020년 원거리 지진을 과대평가해 잘못된 긴급지진속보가 발령된 뒤 마련됐다. テレ朝NEWS

그런데 이번에는 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사용해서는 안 될 정도로 먼 관측점 자료가 규모 계산에 포함됐고, 그 결과 실제 M6.9 지진의 규모가 M9.9까지 과대추정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일본 기상청은 파악했다. テレ朝NEWS

즉 이번 사건은 새로운 위험을 처음 발견한 경우만은 아니다.

과거 오경보를 막기 위해 이미 만들어 놓은 방어장치가 정작 이번에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세 번째 문제 — 규모와 진도 계산에 서로 다른 진원정보

일본 기상청은 또 하나의 문제를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지진 규모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진원과 각 지역의 예상진도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진원은 일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로 다른 진원정보가 사용됐다.

이 때문에 잘못 커진 규모값과 또 다른 진원정보가 조합돼 넓은 지역에서 강한 흔들림이 예상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본 기상청 담당자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설명했다. テレ朝NEWS

쉽게 말하면 세 단계다.

진원을 잘못 잡았다.

멀리 떨어진 관측자료를 막아야 할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규모 계산과 진도예측에는 서로 다른 진원정보까지 사용됐다.

이 문제가 겹치면서 M6.9가 M9.9라는 비정상적인 결과로 커졌다.


일본 기상청은 그날 밤 긴급복구했다

일본 기상청은 16일 오후 9시30분께 긴급대책을 적용했다.

핵심은 다시 700㎞ 이상 떨어진 관측점 자료가 규모 계산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수정 후 동일한 이번 지진 데이터를 넣었을 때 긴급지진속보가 발령되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

즉 현재 단계는 단순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 모른다”는 상황은 아니다.

직접적인 오류 메커니즘은 상당 부분 확인됐고 긴급조치도 완료됐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 하나가 남아 있다.

왜 이미 존재하던 안전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는가.

일본 기상청도 이 근본원인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하고 있다. TBS NEWS DIG


M9.9라는 숫자 자체에서 한 번 더 걸러낼 수는 없었나

일본 거주자라면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의문을 가질 수 있다.

M9.9라는 극단적인 계산값이 나타났을 때 시스템이 스스로 한 번 더 의심할 수는 없었는가.

긴급지진속보는 사람이 수동으로 검토하고 승인한 뒤 내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수초 안에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이 개입할수록 경보가 늦어져 실제 지진에서는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질문은 ‘사람이 최종 확인해야 하는가’보다:

  • 비정상적으로 큰 규모가 갑자기 계산됐을 때
  • 진원과 관측점 거리가 비정상적일 때
  • 규모 계산과 진도예측의 진원이 일치하지 않을 때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이상치를 교차검증할 수 있는가에 가깝다.

이것은 일본 기상청이 이미 공식 확정한 추가대책이 아니라, 이번 사건 이후 검증해야 할 기술적 과제다.


기상청은 사과했다…“일본은 사과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달라

이번 사건을 다룰 때 반드시 구분해야 할 사실이 있다.

일본 기상청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일본 기상청 담당자는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긴급지진속보로 국민에게 큰 불편과 부담을 끼쳤다며 사과했고, 밤에 열린 세 번째 기자회견에서도 다시 사과했다. news.cube-soft.jp

따라서:

“일본은 사과하지 않았다.”

또는

“일본 국가기관이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다.”

는 식의 표현은 사실과 맞지 않는다.

총리나 내각 차원의 별도 사과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실제 경보를 운용하는 국가기관인 일본 기상청은 공식 사과를 했다.

또 실제 지진이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러시아가 사과해야 할 사안도 아니다.

자연지진 발생지역과 일본 경보시스템의 오류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


일부 도코모 이용자는 경보 자체를 받지 못했다

이번 사건에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다.

NTT도코모 이용자에게 긴급지진속보 ‘에리어메일’이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도코모 공식 발표에 따르면 기존과 일부 형식이 다른 긴급지진속보 데이터를 수신했고, 도코모 시스템이 이를 정상적인 정보로 인식하지 못해 원래 배포 대상이던 일부 지역 이용자들에게 에리어메일을 전달하지 못했다. NTTドコモ

중요한 것은 책임관계를 과도하게 단정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도코모가 평소와 일부 다른 형식의 데이터를 수신했고 자사 시스템이 이를 정상 정보로 처리하지 못했다

는 사실이다.

왜 그런 형식 차이가 발생했는지까지 도코모 발표만으로 특정 기관 책임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도코모는 시스템을 수정해 같은 형식의 데이터도 경보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고 10월 17일 오후 7시4분 대응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이용자에게 사과했다. NTTドコモ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경보 생성이 제대로 돼도 전달망에서 실패하면 이용자에게는 ‘경보가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재난경보 시스템은:

일본 기상청 → 통신사 → 휴대전화 → 실제 이용자

전체 구간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오경보가 반복되면 더 걱정되는 ‘경보 피로’

이번 한 번의 오경보만으로 일본 주민 전체의 경보 신뢰도가 실제로 떨어졌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오경보가 반복될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은 분명하다.

처음에는 경보음이 울리자마자 몸을 낮추던 사람이,

다음에는 휴대전화 화면부터 볼 수 있다.

그다음에는 SNS에서 진짜인지 확인하려 할 수도 있다.

실제 대형지진이라면 그 몇 초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막아야 할 것은 단순한 시스템 오류의 반복뿐만 아니다.

“이번에도 틀린 경보겠지”라는 습관이 생기는 것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이번 기사의 원칙은 하나다.

오경보였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진짜 경보가 울렸을 때 사람이 주저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일본 거주 한국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일본에서 생활하는 한국인에게는 언어라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긴급한 순간 화면에:

緊急地震速報

津波警報

警報取消

와 같은 일본어가 표시될 수 있다.

평소에는 알고 있는 단어라도 경보음이 울리고 주변 사람들이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판단이 늦어질 수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외국인을 위한 Safety tips 서비스를 운영한다.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로 지진·쓰나미·기상재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일본에서 생활하거나 여행하는 한국인이 보조적인 정보경로로 활용할 수 있다. 일본정부관광국

그러나 어떤 앱을 쓰든 행동순서는 바뀌어서는 안 된다.

경보가 울렸다면 먼저 몸을 보호한다.

오경보인지 확인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이번 일이 틀린 경보였다는 이유로 휴대전화의 긴급재난 알림 기능을 꺼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 지진에서는 몇 초의 선행시간이 안전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휴대전화 기본 긴급알림 + 일본 기상청 공식정보 + 한국어 재난정보

처럼 두 개 이상의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다.


긴급조치는 했지만…앞으로 확인해야 할 네 가지

일본 기상청은 이미 가장 직접적인 문제였던 원거리 관측자료 차단기능을 긴급 복구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래 네 가지는 일본 기상청이 모두 공식 확정한 대책이 아니라 이번 사고 이후 KNT24가 향후 재발방지 대책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점검사항이다.

① 극단적인 규모값에 대한 이상치 검증

M9.9처럼 매우 이례적인 규모가 갑자기 계산됐을 때 진원과 관측점, 규모 계산값 사이에 물리적 모순이 없는지 자동으로 추가 확인할 수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② 진원정보 일치 여부 자동검증

규모 계산에 사용되는 진원과 예상진도 계산의 진원이 다르면 자동으로 이를 탐지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한지 검토해야 한다.

③ 취소정보를 더 알아보기 쉽게 전달할 수 있는가

최초 경보와 취소 알림이 이용자에게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면 두 번째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취소 메시지의 표시와 음향을 어떻게 구별할지 역시 생활안전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④ 통신사를 포함한 전 구간 시험

이번 도코모 사례가 보여준 것처럼 기상청 단계에서 끝나는 시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데이터 생성부터 이동통신사의 수신·해석, 실제 휴대전화 표시까지 end-to-end 방식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난경보의 신뢰는 사과 다음부터 시작된다

긴급지진속보 같은 자동시스템에서 모든 오류를 영원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진 발생 직후 제한된 관측정보만 가지고 수초 안에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늦게 경보하면 실제 지진에서 대응시간을 잃는다.

반대로 너무 민감하면 오경보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재난경보 시스템에 필요한 것은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는 약속만은 아니다.

오류가 발생하면:

얼마나 빨리 바로잡는가.

왜 잘못됐는지 공개하는가.

책임기관이 사실대로 설명하고 사과하는가.

같은 오류를 막기 위한 수정이 실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가.

가 중요하다.

이번에는 실제 M6.9 지진이 시스템 안에서 M9.9로 커졌다.

경보는 약 8분 뒤 취소됐다.

일본 기상청은 사과했고, 그날 밤 700㎞ 원거리 관측자료 배제 기능을 긴급 복구했다. 동일 상황에서 잘못된 긴급지진속보가 다시 나오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 일본 기상청

도코모 역시 경보 미전달 문제를 인정하고 다음 날 시스템 수정과 사과를 마쳤다. NTTドコモ

하지만 기술적인 수정만으로 신뢰가 완전히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다음 긴급지진속보를 들었을 때 “이번에는 믿어도 되나”라고 머뭇거리지 않도록 만드는 것까지가 재발방지다.

결국 재난경보는 서버 안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이 그 경보를 믿고 움직일 때 비로소 안전시스템이 된다.


KNT24 생활안전

일본에서 긴급지진속보가 울리면

건물 안에서는
머리를 보호하고 튼튼한 책상 아래 등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무조건 밖으로 뛰어나가는 행동은 피한다.

전철·버스에서는
손잡이 등을 잡고 몸을 안정시키며 운행기관과 직원의 안내를 따른다.

해변·강가에서는
강한 흔들림을 느끼거나 쓰나미 경보·주의보가 발표되면 높은 곳이나 지정 대피시설로 이동하고 해제 전까지 물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일본정부관광국도 쓰나미 위험지역에서는 경보 해제 전까지 물가에 접근하지 않도록 안내한다. 일본정부관광국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다면
휴대전화 긴급알림 외에 한국어 재난정보 서비스도 함께 준비한다.

가장 중요한 한 문장

오경보인지 확인하기 전에 먼저 몸부터 보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