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3명 부상 DMZ 폭발 최종조사…군 “북한이 MDL 이남에 설치한 수지형 반보병지뢰”

TNT·열경화성 수지·갈색 파편, 과거 임진강 북한 지뢰와 비교…GPS로 MDL 남쪽 10여m 확인

유엔사·한국군 “최소 12개월 이상 매설” 평가…군, 사고지역 북한 지뢰지대 폭파 제거

[한국뉴스투데이24=이상록 기자] 지난 9월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장병 3명이 두 차례의 지뢰 폭발로 다친 뒤 핵심 질문은 하나였다.

“무엇이 폭발했고, 누가 그 지뢰를 그곳에 설치했는가.”

사고 초기에는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폭발물의 종류와 설치 주체, 자연 유실인지 인위적 매설인지까지 최종 확인된 상태는 아니었다.

그로부터 약 2주 뒤 군의 판단은 달라졌다.

합동참모본부는 10월 5일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사고가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설치한 수지형 반보병지뢰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군은 유엔군사령부의 현장조사와 매설 평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과학감정 결과를 종합해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번 결론은 하나의 정황만으로 내려진 것이 아니다.

GPS 위치, 폭약 성분, 파편 재질, 현장의 추가 지뢰, 땅속 매설상태라는 서로 다른 증거가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첫 번째 근거 — GPS가 보여준 위치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은 폭발 위치였다.

합참은 GPS를 이용해 1차와 2차 폭발지점, 그리고 사고 이후 추가 발견된 북한군 수지형 반보병지뢰 위치를 확인했다.

군 발표에 따르면 세 지점은 모두 MDL 남쪽 약 10여m 지점이었다.

유엔사와 군은 이 위치를 토대로 북한 지뢰가 MDL 이남에 존재한 것이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것은 단순한 위치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DMZ 내부에서도 지뢰가 MDL 어느 쪽에 위치했는지는 책임 문제와 정전협정 판단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근거 — 폭약에서 TNT가 검출됐다

두 번째는 폭약 성분이다.

국과수는 부상자 전투복과 장구류 등을 감정했고, 그 과정에서 트리니트로톨루엔(TNT) 성분을 확인했다.

군은 북한군 수지형 반보병지뢰의 주 장약으로 TNT가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군 M14 발목지뢰에는 테트릴 계열 폭약이 사용되며, TNT를 사용하는 M16 지뢰는 폭발력과 구조가 이번 현장에서 확인된 물증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하지만 TNT 하나만으로 지뢰의 출처를 확정할 수는 없다.

이 점이 중요하다.

TNT는 하나의 증거일 뿐이고, 군의 결론은 다른 물증들과 결합해 내려졌다.

세 번째 근거 — 부상자 몸에서 나온 파편

더 직접적인 물증은 파편이었다.

2차 폭발 부상자의 몸에서 나온 파편에서는 멜라민 요소 포름알데히드 수지(MUF) 계열의 열경화성 수지 성분이 검출됐다.

또 부상자 피복과 수술 과정에서 추출된 파편에서는 갈색 계열 물질이 확인됐다.

군은 이를 과거 임진강에서 수거한 북한군 수지형 반보병지뢰와 비교했고, 재질과 구조상 동일성이 재확인됐다고 밝혔다.

즉 군은 단순히 폭약만 본 것이 아니다.

폭약 성분 + 몸체 재질 + 색상 + 파편 구조

를 함께 비교했다.

이 여러 증거가 같은 종류의 지뢰를 가리킨다는 것이 최종판단의 핵심이었다.

네 번째 근거 — 현장에서 또 발견된 북한 지뢰

조사 과정에서는 폭발하지 않은 북한군 수지형 반보병지뢰도 추가로 발견됐다.

이 추가 발견은 사고지역에 실제 북한군 지뢰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현장 증거가 됐다.

다만 여기에서도 구분은 필요하다.

추가 발견된 지뢰와 9월 21일 실제 폭발한 지뢰는 동일한 개체가 아니다.

사고 지뢰의 종류는 폭발 잔해와 부상자 파편, 성분감정 등을 통해 판단됐고, 추가 발견 지뢰는 현장환경과 지뢰 종류를 보강하는 별도의 증거다.

다섯 번째 근거 — 떠내려온 것인가, 사람이 묻은 것인가

이번 조사의 가장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는 자연 유실 여부였다.

과거 홍수나 집중호우로 북한 지역 지뢰가 남쪽으로 떠내려온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MDL 남쪽에서 북한제 지뢰가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북한군이 그곳에 심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군은 현장의 매설상태를 별도로 확인했다.

사고 당시 목격된 지뢰는 약 5~10㎝ 정도 땅속에 들어가 있었고, 추가 발견된 수지형 반보병지뢰도 약 3㎝ 깊이로 매설된 상태였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유엔사 역시 지뢰가 인위적으로 위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고, 주변 지형과 기상, 토질 등을 종합해 자연 유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군은 최소 4발 이상의 지뢰가 매설됐을 것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설치시기에 대한 평가도 추가됐다.

정확한 설치 날짜까지 특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군과 유엔사는 지뢰가 최소 12개월 이상 매설돼 있었던 것으로 공통 평가했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북한제 지뢰인가’는 폭약과 파편이 말했고, ‘북한이 그곳에 설치했는가’는 GPS와 매설상태·현장배치가 말해줬다.

군은 이 두 판단을 합쳐 최종 결론을 내렸다.

‘북한 지뢰’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이번 최종조사에서 가장 큰 변화가 바로 이 부분이다.

초기에는 사고를 일으킨 지뢰가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최종조사에서는 더 나아갔다.

권대원 합참 차장은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빌미로’ MDL 이남에 수지형 반보병지뢰를 설치했고 그 지뢰로 우리 장병이 부상했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즉 판단은

북한 지뢰 가능성 → 북한군 지뢰 → 북한이 MDL 이남에 인위적으로 매설한 지뢰

순으로 구체화됐다.

다만 공개된 조사결과만으로 정확한 날짜까지 특정된 것은 아니다.

국경선 요새화와도 연결했다

북한은 최근 MDL 일대에서 지뢰매설과 방벽·철책, 전술도로 등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 최종조사에서 군은 사고 지뢰 역시 이 국경선 요새화 활동과 연결해 판단했다.

따라서 기존 기사 단계처럼 단순히 **“연관 가능성이 있다”**고만 표현할 필요는 없어졌다.

현재 가장 정확한 표현은:

군은 이번 사고 지뢰를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활동과 연결해 최종 판단했다. 다만 구체적인 매설 날짜까지 특정된 것은 아니다.

이다.

북한은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결론은 북한이 인정한 사실은 아니다.

북한은 한국 측 조사결과를 부인하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기사에서도

“북한이 지뢰를 매설한 사실이 국제적으로 확정됐다”

고 쓰는 것은 지나치다.

가장 정확한 표현은:

한국군이 유엔사 공동조사와 국과수 감정결과를 종합해 북한이 매설한 지뢰라고 최종 판단했다.

이다.

이 귀속은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조사 끝나자 실제 지뢰 제거에 들어갔다

최종조사 발표와 동시에 군의 현장 대응도 시작됐다.

군은 10월 5일 낮 12시51분께 폭발지점 일대의 북한군 지뢰지대를 폭파 방식으로 제거하는 작전을 실시했다.

군은 북한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확인되는 지뢰를 제거하거나 무력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사고원인 규명 단계에서 실제 지뢰 제거라는 현장 대응 단계로 넘어갔다.

정전협정 문제로도 이어졌다

유엔사와 군은 GPS 측정 결과 폭발지점과 추가 발견 지뢰가 모두 MDL 남쪽 약 10여m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을 토대로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DMZ는 일반적인 국경지대가 아니다.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활동이 관리되는 공간이다.

따라서 상대측 지역에 지뢰가 인위적으로 설치됐다는 판단은 단순한 안전사고를 넘어 정전협정 체계의 문제로 이어진다.

사고지역만의 문제인가

또 하나의 새로운 과제도 생겼다.

군은 이번 사고지역 외에도 북한군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지대가 MDL 남쪽으로 넘어온 곳이 여러 군데 있으며, 평균 약 20m 정도 남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파악되는 지역들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설치한 철책 등 일부 요새화 시설의 MDL 월선 여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이 문제는 이번 기사에서 크게 확장하기보다 별도 후속검증 대상으로 관리하는 편이 적절하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사건은 2015년 DMZ 목함지뢰 사건과 자주 비교된다.

당시에도 우리 장병들이 지뢰폭발로 크게 다쳤고 북한 책임 문제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

그러나 두 사건은 사용된 지뢰 종류와 현장환경, 대응 방식이 다르다.

2015년 사건에서는 목함지뢰가 문제됐지만 이번에는 수지형 반보병지뢰가 확인됐다.

또 이번에는 군이 물증을 공개하면서 상대적으로 증거 중심의 설명과 지뢰 제거를 우선하는 대응을 택했다는 차이도 있다.

이제 질문은 ‘누가 심었나’에서 ‘어디까지 넘어왔나’로

최종조사는 사고의 원인에 상당한 답을 내놨다.

하지만 더 큰 질문은 남아 있다.

북한군 지뢰지대는 MDL 남쪽 어디까지 존재하는가.

철책과 전술도로 등 국경선 요새화 시설 역시 MDL을 넘어온 곳이 있는가.

추가 지뢰 제거 과정에서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유엔사의 정전협정 위반 판단 이후 어떤 후속조치가 이어질 것인가.

지뢰 하나의 정체를 밝히는 조사는 끝났지만, DMZ에서 확인해야 할 범위는 오히려 더 넓어졌다.


KNT24 확인대기

① MDL 이남 북한군 지뢰지대는 실제 몇 곳인가.
② 평균 20m 월선 추정지역의 정확한 범위는 어디인가.
③ 북한군 철책·전술도로 등 요새화 시설의 MDL 월선 여부는 어디까지 확인되는가.
④ 추가 지뢰 제거작전은 언제, 어느 범위까지 진행되는가.
⑤ 유엔사의 정전협정 위반 판단 이후 후속절차는 무엇인가.
⑥ 북한의 추가 대응과 현장 우발충돌 방지조치는 어떻게 전개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