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딕스터부터 성수동 리리아날로그까지,
장일웅 대한종묘원 이사, 10월 17일(토) 양평 양서면사무소 3층 대강당 ‘조수다 대정모’서 강연

사진출처 = 대한종묘원 제공
키가 작게 자라는 왜성 품종일 것, 꽃이 오래 필 것, 겨울에는 드라이플라워로 쓸 수 있을 것, 병충해에 강할 것, 꽃이 진 뒤에도 잎이 볼 만할 것. 장일웅 대한종묘원 이사가 꼽는 이상적인 정원식물의 다섯 가지 조건이다. 꽃이 한창인 몇 주가 아니라 1년 내내, 심는 날이 아니라 그 이후까지 정원을 내다보는 기준이다.
대한종묘원 장일웅 이사는 오는 17일(토) 경기 양평에서 열리는 ‘조수다 대정모’에서 ‘이게 진짜 정원이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미리 살펴본 강연 자료에는 공간 구성부터 식물 선택, 식재 이후의 관리까지 정원을 만들고 유지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영국 그레이트 딕스터(Great Dixter)와 장 이사가 직접 시공한 서울 성수동 리리아날로그 사례도 함께 소개된다.
식물과 건축, 생활이 함께 만드는 풍경
장 이사가 강연에서 중심에 두는 정원 양식은 코티지 가든(cottage garden)이다. 그는 코티지 가든을 시골풍의 목가적인 정원으로 설명한다. 식물을 촘촘하게 심어 세부 구성이 풍부하고, 관상용 식물과 먹을 수 있는 식물을 함께 기른다. 채소와 과일, 허브가 꽃과 어우러지고 벌집이나 가축이 풍경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보는 즐거움에 생활 속 쓰임이 더해지는 정원이다.
정원을 이루는 것은 식물만이 아니다. 건물과 오두막, 목재 울타리, 온실, 목재 화단, 오래된 정원도구와 가구, 식물 지지대, 버드나무 가지를 휘어 만든 구조물이 식물과 함께 공간의 인상을 만든다. 코티지 가든의 분위기는 식물의 종류나 꽃 색깔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이 머물고 쓰는 시설과 도구의 배치까지 풍경의 일부가 된다.
영국 이스트서식스의 그레이트 딕스터는 원예가 크리스토퍼 로이드(Christopher Lloyd)가 평생 가꾼 정원이다. 저택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방’(가든 룸, garden room)처럼 나뉜 정원이 이어지고, 풍성한 식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간마다 성격이 다르고, 그 사이를 걸으며 이어지는 경험이 정원 전체의 인상을 만든다. 개별 식물을 넘어 건축물과 식물, 동선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이 같은 구성을 국내 현장에 옮긴 사례가 서울 성수동 리리아날로그의 코티지 가든이다. 장 이사가 직접 시공한 곳으로,성수동 리리아날로그에 조성됐다. 목재 베드, 나무가지를 활용한 다양한 나무조형물이 아름다운 리리아날로그는 영국 정원의 원리가 서울 도심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 비교해 볼 수 있는 사례다.

사진출처 = 대한종묘원 제공
꽃이 진 뒤까지 내다보는 식물 선택
앞서 소개한 다섯 가지 조건은 두 갈래로 나뉜다. 작게 자라고 병충해에 강한 성질은 관리 부담을 덜어 주는 기준이다. 긴 개화기간과 꽃이 진 뒤 잎의 경관 가치, 겨울철 드라이플라워 활용성은 계절이 바뀐 뒤에도 볼거리를 이어 가는 기준이다. 꽃이 언제 피고 얼마나 가는지뿐 아니라 꽃이 없는 시기의 모습, 다른 식물과 함께 자랐을 때의 구성까지 따져 보게 한다.
강연에서 소개하는 식물은 높이와 형태에 따라 층을 이룬다. 키가 큰 안개나무, 수국·목수국·만병초·조팝나무 같은 관목, 그라스류·휴케라·호스타·아스틸베 같은 초본, 바닥을 덮는 이끼류를 조합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만드는 방식이다. 잎의 색과 형태가 다채로운 휴케라는 꽃이 없는 시기에도 잎으로 볼거리를 준다.

사진출처 = 대한종묘원 제공
7일, 조경 현장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
장일웅 이사의 강연은 17일 오후 1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어 ‘숲사장’으로 알려진 이주호 더숲 대표의 공간 이야기, 글로우서울의 수경 이야기, 송동근 조수다 방장의 20년 조경 노하우, ‘조수다 아나바다’가 차례로 열린다.
‘조수다’는 ‘조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수다방’의 줄임말로, 국내 최대 조경인들의 커뮤니티다. 조수다 대정모는 이 커뮤니티가 여는 오프라인 모임으로, 설계·시공·자재·공무 등 조경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경험을 나누는 자리다. 하자 대응과 견적, 적산 같은 실무 이야기도 다룬다. 선배 조경인의 경험과 지식을 후배와 나누자는 취지에 따라 학생은 무료, 일반 참가비는 3만 원이다.